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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3 빈곤의 시대가 온다.

빈곤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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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누구나 돈을 말하고 경제를 말한다.  교회를 가도 어른들은 (나도 이제 어른이지만....) 예수님의 생애와 우리들의 믿음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재테크 방법에 대한 얘기나 부동산 얘기, 이것저것 다해보다가  별 뽀쪽한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로또를 얘기한다.  
나도 이젠 로또를 꼬박꼬박 구입한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하루에 한 장씩 매일매일 살 생각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로또 심부름을 시키면 나는 '그딴 거' 절대 안한다고 했었다.
로또를 하느니 수없이 많이 개최되고 있는 공모전을 하고, 그 상금을 노리는 편이 훨씬 건전하고 자기 발전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로또 대신으로 했던 공모전이 거의 대부분 실패하고, 어떤 공모전은 수상작을 공개하지도 않은 채 1등이 없어서 안뽑았다고 하기도 하고....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결국 그런 것도 다
자기 회사 홍보이고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그나마 로또야 말로 이 사회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경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을 쏟아 부어서 수백장의 복권을 구입해서 1등이 되었다는 사람은 아직 못봤으니까 꽤 공정한 경쟁인듯 싶다.
 
내가 속한 시스템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해도 착취를 당하기만 하는 그런 시스템이라면,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나에게 주어지지 않고 불리한 조건하에서 간간히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돈만을 평생 받으면서 그렇게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과연 일하고 싶은 의욕이 나겠는가?  사실 그런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순박하게 살아가면 정말 먹고 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꿈이란 걸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꿈이 없이는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든 사람이라면 정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는 갑부가 될 생각도 없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사고 싶은 책은 살 수도 있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던 디자인으로 세상을 놀라게도 하고, 책이 쓰고 싶으면 책도 쓰고 하면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그만큼
평화롭게 살다 가고 싶다. 그런데 이미 실패한 서양의 경제 시스템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사회는
그걸 불가능하게 만든다. 승자에게 모든 것이 다 돌아가고 나머지의 몫은 없는.부자는 풍부한 자본을 사용해서  유리한 고지에 서서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축적한 자본이 없는 사람은 매일같이 뼈빠지게 일하지만 돈은 왠만해서 모이지 않는다.(빚이나 쌓이지 않으면 다행)
어떤 사람은 여기에 성경구절을 적용시켜서 '있는 자는 더 넘치게 되고 없던 자는 그 있는 것 마져 뺏기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을 예로 들며 현재의 상황이 마치 신의 섭리 인 것 처럼 설명하기도 한다.  그 말씀의 진정한 의미가 천민 자본주의를 설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괜찮은 교회의 목사님을 찾아가서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 사람이 태어나서 왜 거의 평생을 어떻게 하면 남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내 몫으로 가져올까를 고민하면서 보내도록 만들었을까? 타락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꿈에 우선하는 것 처럼 보인다. 사실 돈이 없을 때
이루지 못하는 꿈이나 소망도 돈이 있으면 손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도 자원의 일종이고 자원은 돈으로 살 수가 있으니까 돈에 따라 움직이는 값비싼 자원을 사서 잘만 활용하면 왠만한 소원이나 꿈은 이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런 값비싼 자원의 대표적인 예가 강자를 위해서만 일하는 일부 유능한 변호사와 세무사들 아니겠나.
이런 Dirty한 싸움은 갈 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세계 인구는 너무 많고, 인간들이 욕심만 부리지 않고 아껴서 썼으면 모든 인류가 웃으며 살아갔을텐데, 공리(共利)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라는 시스템은 누가누가 자원을 먼저 다 소비시켜 버리나 대회라도 하는 것 처럼 자원을 미친듯이 파내서 이제 남은 건 엄청난 쓰레기 더미와 얼마 안남은 자원 뿐이다. 이제 앞으로의 지식 사회는 인간의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통한 혁신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하는데, 참 듣기에 달콤하고 좋은데,,,, 자원이 없는데 혁신 아무리 하면 뭐하나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류가 빈곤의 시대로 접어드는 걸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이 지구상에 모든 인류가 사용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것이 이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고, 그 동안의 몇몇 선진국만이 누렸던 그 풍요는 약소국을 착취해서 얻은 것들이거나 기축통화라는 점을 이용해서 미친듯이 한 낱 종이를 100달러짜리 지페로 둔갑시켜서 전 세계에 뿌려댄 거품의 결과라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달러라고 불리는 그 인쇄물이 각국의 은행 금고에서 풀려 나올 때, 극심한 경제적인 혼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이미 그 일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그때는 달러를 아무리 많이 준다해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만달러를 줘도 분유 조차 살 수 없을지.


이젠 정말 '아낌없는 나무' 같았던 자연을 파괴해서 성장할 수도 없고 지금 있는 것으로 한 명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 명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잔혹한 제로 섬 게임이 시작이다.  인간은 너무 많은데 남아 있는 자원은 
얼마 없다. 이전 시대의 수재들이 고안해 낸 이 가상경제의 허상에서 깨어나서 창백하다 못해 이제 하얗게 질려가는 이 지구에서 보다 오래 살아가기 위해 낭비를 멈춰야 한다. 풍요와 사치의 시대는 끝났다. 예전같은 호황도,
주가가 역대 최고점을 돌파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다같이 빈곤의 시대를 준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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