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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3 빈곤의 시대가 온다.
  2. 2008.12.27 술!

빈곤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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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누구나 돈을 말하고 경제를 말한다.  교회를 가도 어른들은 (나도 이제 어른이지만....) 예수님의 생애와 우리들의 믿음에 대한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재테크 방법에 대한 얘기나 부동산 얘기, 이것저것 다해보다가  별 뽀쪽한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로또를 얘기한다.  
나도 이젠 로또를 꼬박꼬박 구입한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하루에 한 장씩 매일매일 살 생각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로또 심부름을 시키면 나는 '그딴 거' 절대 안한다고 했었다.
로또를 하느니 수없이 많이 개최되고 있는 공모전을 하고, 그 상금을 노리는 편이 훨씬 건전하고 자기 발전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로또 대신으로 했던 공모전이 거의 대부분 실패하고, 어떤 공모전은 수상작을 공개하지도 않은 채 1등이 없어서 안뽑았다고 하기도 하고.... 모두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결국 그런 것도 다
자기 회사 홍보이고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그나마 로또야 말로 이 사회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경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을 쏟아 부어서 수백장의 복권을 구입해서 1등이 되었다는 사람은 아직 못봤으니까 꽤 공정한 경쟁인듯 싶다.
 
내가 속한 시스템이 아무리 노력을 한다해도 착취를 당하기만 하는 그런 시스템이라면,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나에게 주어지지 않고 불리한 조건하에서 간간히 굶어 죽지 않을 만큼의 돈만을 평생 받으면서 그렇게 살아야 하는 운명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과연 일하고 싶은 의욕이 나겠는가?  사실 그런 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순박하게 살아가면 정말 먹고 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꿈이란 걸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꿈이 없이는 
삶의 의미를 찾기 힘든 사람이라면 정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운 것이다. 
나는 갑부가 될 생각도 없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사고 싶은 책은 살 수도 있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던 디자인으로 세상을 놀라게도 하고, 책이 쓰고 싶으면 책도 쓰고 하면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그만큼
평화롭게 살다 가고 싶다. 그런데 이미 실패한 서양의 경제 시스템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사회는
그걸 불가능하게 만든다. 승자에게 모든 것이 다 돌아가고 나머지의 몫은 없는.부자는 풍부한 자본을 사용해서  유리한 고지에 서서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축적한 자본이 없는 사람은 매일같이 뼈빠지게 일하지만 돈은 왠만해서 모이지 않는다.(빚이나 쌓이지 않으면 다행)
어떤 사람은 여기에 성경구절을 적용시켜서 '있는 자는 더 넘치게 되고 없던 자는 그 있는 것 마져 뺏기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을 예로 들며 현재의 상황이 마치 신의 섭리 인 것 처럼 설명하기도 한다.  그 말씀의 진정한 의미가 천민 자본주의를 설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괜찮은 교회의 목사님을 찾아가서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 사람이 태어나서 왜 거의 평생을 어떻게 하면 남의 돈을 조금이라도 더 내 몫으로 가져올까를 고민하면서 보내도록 만들었을까? 타락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꿈에 우선하는 것 처럼 보인다. 사실 돈이 없을 때
이루지 못하는 꿈이나 소망도 돈이 있으면 손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도 자원의 일종이고 자원은 돈으로 살 수가 있으니까 돈에 따라 움직이는 값비싼 자원을 사서 잘만 활용하면 왠만한 소원이나 꿈은 이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런 값비싼 자원의 대표적인 예가 강자를 위해서만 일하는 일부 유능한 변호사와 세무사들 아니겠나.
이런 Dirty한 싸움은 갈 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세계 인구는 너무 많고, 인간들이 욕심만 부리지 않고 아껴서 썼으면 모든 인류가 웃으며 살아갔을텐데, 공리(共利)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라는 시스템은 누가누가 자원을 먼저 다 소비시켜 버리나 대회라도 하는 것 처럼 자원을 미친듯이 파내서 이제 남은 건 엄청난 쓰레기 더미와 얼마 안남은 자원 뿐이다. 이제 앞으로의 지식 사회는 인간의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통한 혁신이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하는데, 참 듣기에 달콤하고 좋은데,,,, 자원이 없는데 혁신 아무리 하면 뭐하나 부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류가 빈곤의 시대로 접어드는 걸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이 지구상에 모든 인류가 사용할 만한 자원이 없다는 것이 이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고, 그 동안의 몇몇 선진국만이 누렸던 그 풍요는 약소국을 착취해서 얻은 것들이거나 기축통화라는 점을 이용해서 미친듯이 한 낱 종이를 100달러짜리 지페로 둔갑시켜서 전 세계에 뿌려댄 거품의 결과라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달러라고 불리는 그 인쇄물이 각국의 은행 금고에서 풀려 나올 때, 극심한 경제적인 혼란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지금 이미 그 일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세계 기축 통화인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이다. 그때는 달러를 아무리 많이 준다해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만달러를 줘도 분유 조차 살 수 없을지.


이젠 정말 '아낌없는 나무' 같았던 자연을 파괴해서 성장할 수도 없고 지금 있는 것으로 한 명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 명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잔혹한 제로 섬 게임이 시작이다.  인간은 너무 많은데 남아 있는 자원은 
얼마 없다. 이전 시대의 수재들이 고안해 낸 이 가상경제의 허상에서 깨어나서 창백하다 못해 이제 하얗게 질려가는 이 지구에서 보다 오래 살아가기 위해 낭비를 멈춰야 한다. 풍요와 사치의 시대는 끝났다. 예전같은 호황도,
주가가 역대 최고점을 돌파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다같이 빈곤의 시대를 준비해야한다.





And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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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연말이다. 지금 필자는 한국에 있지 않지만 지금 쯤 한국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술 파티가 벌어지고 있을 장면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가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술 소비량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만큼 많은 나라이다. 오죽하면 '백의민족' 다음으로 한민족을 표현하는 말이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이였겠는가. 그렇지만 술로 인해서 일어나는 수많은 불행한 사건들과 사고들 가정 파괴등의 문제들을 떠올리면 먹고 마시고 즐기기 전에 '술'이란 것이 자칫 잘못하면 어떠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필자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라는 말레이 반도에 위치한 나라이다. 국토는 남북한을 모두 합친 크기보다 조금 더 크고 위치는 그 유명한 싱가포르 바로 위에 있는 나라이다. 이 나라는 이슬람이 국교로 지정된 나라로 음주가 엄격하게 금지 되어 있다. 글쎄 정확히 어떤 법령에 의해서 어떻게 금지를 시키고 있는 것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길거리에 술집을 찾아 볼 수 없고 편의점 같은 곳에서 술을 팔지 않고, 마트에서도 '술'은 구석진 방 같은 곳에서 따로 팔고 있다. 본인은 현지 맥주 맛을 본다는 이유로 한 두 번 이용해 보았을 뿐 현지인들이 그곳에서 술을 사가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여하튼 그 어느 곳에서든 손만 뻗으면? 술을 구할 수 있는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횡단보도도 찾아 보기가 힘들고 길 곳곳에는 하수도 뚜껑이 열려있어 도보 환경이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그로인해 사고가 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측이지만 그건 아마도 국민들이 술에 취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마 한국의 음주 문화를 그대로 이곳 말레이시아로 가져온다면 도시 곳곳에서 끊임없이 교통사고와 실족사고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게 될 것이다.


이곳에 머물면서 느끼고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한국 사람이 술을 좀 덜 먹었더라면 지금보다도 더 잘사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곳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만큼 근면하지도 않고,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도 희박한데다 국가 자체적으로 연휴(연달아 쉬는 날)도 너무 많다. 그럼에도 본인이 느끼기에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한국 보다 못할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시내 중심가 쪽에 나가서 돌아다녀 보면 한국 보다 잘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쇼핑몰의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본다. 한국의 삼성동 코엑스 쇼핑몰이나 동대문 패션몰을 크고 좋다고 생각했던 태도는 이곳의 쇼핑몰들을 둘러보고 말없이 수그러들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매번 새로운 쇼핑몰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 발견한 쇼핑몰은 전에 갔던데 보다 더 크고 더 좋았다. 규모도 규모이지만 상품의 다양성과 풍부함은 시선을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그리고 피규어나 대형 어린이 장난감 숍등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이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인데 이런 규모의 쇼핑몰이 내가 본 외에도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다. 인구가 한국보다 적은데도 이런 큰 규모의 쇼핑몰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국민 한 명당 구매력이 한국보다 크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국인의 구매력이 말레이시아 국민보다 적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분명히 술을 먹는데 돈을 쓰고 쓰지 않고의 차이이다. 가계부를 써보면 알 것이다. 우리가 술값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지, 술값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의 관점으로 보기엔 술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비용(cost)이 너무 많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술값으로 허비할 돈으로 자신의 취미생활을 누리고 있다. 더 구제적으로 말하자면 이곳의 젊은이들은 연말 술값으로 지출 할 돈으로 자신의 매니아적인 욕구를 충족 시킬 모형 자동차를 사모으거나 신주쿠 거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코스프레 숍 같은 곳에서 자기 개성을 표현할 옷을 고르며 연인에게 보다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다. 이것이 한국 보다 낮은 급여 수준으로도 높은 구매력을 가질 수 있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다양성이 부족한 나라라고들 한다. 서로 만나자는 의미의 말이 '술이나 한 잔 하자'로 통하는 건 그런 다양성의 부족을 나타내는 현상 중에 하나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할 수 있는 일은 술 먹는 것 외에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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