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4.07 내겐 너무 가혹한 말레이시아(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Episode2)
  2. 2008.12.27 술!
  3. 2008.12.23 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4. 2008.12.12 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Episode 1.(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5. 2008.12.07 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Prologue (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내겐 너무 가혹한 말레이시아(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Episod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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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2

 


KLIA(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공항의 모습은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이것도 사진을 보여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 면세점에서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는 말레이시아에 머무는 동안 불미스런 일로 인해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아마 나중의 Episode에 하게 될 것이다. 그 만큼 그것은 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에 빠져서는 안될 핵심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Episode5 나 6 쯤에서 하게 되지 않을까?

 


지금 기억에 남는
KLIA(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공항의 첫인상은
.. 한국 같은데, 한국 보다는 왠지 좀 더 좋을 것 같은 느낌?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확 이국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원스럽게 높은 천정과 중앙홀에 있는 거대한 나무가 한국과는 또 다른 풍경이 앞으로 펼쳐지겠지하는 기대감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

 


우선 나는 숙소를 잡기 전에 배를 좀 채울 필요가 있었다
.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을 먹었다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내가 선택했던 Sea Food가 맛이 없었고 그래서 의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 먹지 못했고, 지금 나가서 숙소를 잡는다 해도 숙소에 언제쯤 들어갈 수 있을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캐세이퍼시픽을 타거들랑 Sea Food는 선택하지 말길 바란다.
자신의 선택을 저주하게 될 것이다.

 

KLIA
공항은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진 거리에 있다. 따라서 식사가 급하더라도 저녁 시간대에 도착했다면 일단 공항을 벗어나 쿠알라룸푸르까지 간 후에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 안전하다. KLIA 공항에서 Express 기차를 타면 한 시간 이내로 KL(쿠알라룸푸르)에 당도할 수 있다.

 


 
KL Central역에 내려서 먹을 만한 것이 있나 둘러보았다. 내가 발견한 음식점은 그 유명한 Star Bucks 바로 옆에 있는 퓨젼 레스토랑이었다. 일반적으로 말레이시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음료수를 주문 했는데 이 음식점의 경우엔 서비스로 음료가 나와서 괜히 음료수를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간단히 요기를 하고 미리 봐둔 게스트 하우스로 이동했다. 게스트 하우스는 K.L Central역에서 버스나 전철을 이용해서 20분 정도 거리인 차이나타운에 인접해 있었다. 지금 떠올려보니 그곳은 짚시들의 은신처 같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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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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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연말이다. 지금 필자는 한국에 있지 않지만 지금 쯤 한국에서는 전국 곳곳에서 술 파티가 벌어지고 있을 장면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가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술 소비량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만큼 많은 나라이다. 오죽하면 '백의민족' 다음으로 한민족을 표현하는 말이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민족이였겠는가. 그렇지만 술로 인해서 일어나는 수많은 불행한 사건들과 사고들 가정 파괴등의 문제들을 떠올리면 먹고 마시고 즐기기 전에 '술'이란 것이 자칫 잘못하면 어떠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한다.


필자가 지금 거주하고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라는 말레이 반도에 위치한 나라이다. 국토는 남북한을 모두 합친 크기보다 조금 더 크고 위치는 그 유명한 싱가포르 바로 위에 있는 나라이다. 이 나라는 이슬람이 국교로 지정된 나라로 음주가 엄격하게 금지 되어 있다. 글쎄 정확히 어떤 법령에 의해서 어떻게 금지를 시키고 있는 것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길거리에 술집을 찾아 볼 수 없고 편의점 같은 곳에서 술을 팔지 않고, 마트에서도 '술'은 구석진 방 같은 곳에서 따로 팔고 있다. 본인은 현지 맥주 맛을 본다는 이유로 한 두 번 이용해 보았을 뿐 현지인들이 그곳에서 술을 사가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여하튼 그 어느 곳에서든 손만 뻗으면? 술을 구할 수 있는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는 횡단보도도 찾아 보기가 힘들고 길 곳곳에는 하수도 뚜껑이 열려있어 도보 환경이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음에도 그로인해 사고가 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추측이지만 그건 아마도 국민들이 술에 취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마 한국의 음주 문화를 그대로 이곳 말레이시아로 가져온다면 도시 곳곳에서 끊임없이 교통사고와 실족사고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게 될 것이다.


이곳에 머물면서 느끼고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한국 사람이 술을 좀 덜 먹었더라면 지금보다도 더 잘사는 선진국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곳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만큼 근면하지도 않고,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도 희박한데다 국가 자체적으로 연휴(연달아 쉬는 날)도 너무 많다. 그럼에도 본인이 느끼기에 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한국 보다 못할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시내 중심가 쪽에 나가서 돌아다녀 보면 한국 보다 잘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쇼핑몰의 규모와 수준에 있어서는 한국보다 확실히 앞서 있다고 본다. 한국의 삼성동 코엑스 쇼핑몰이나 동대문 패션몰을 크고 좋다고 생각했던 태도는 이곳의 쇼핑몰들을 둘러보고 말없이 수그러들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매번 새로운 쇼핑몰을 발견할 때마다 새로 발견한 쇼핑몰은 전에 갔던데 보다 더 크고 더 좋았다. 규모도 규모이지만 상품의 다양성과 풍부함은 시선을 끊임없이 끌어당긴다. 그리고 피규어나 대형 어린이 장난감 숍등을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이다. 인구는 한국의 절반 수준인데 이런 규모의 쇼핑몰이 내가 본 외에도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겠다. 인구가 한국보다 적은데도 이런 큰 규모의 쇼핑몰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국민 한 명당 구매력이 한국보다 크다는 얘기일 것이다. 한국인의 구매력이 말레이시아 국민보다 적은 이유는 몇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분명히 술을 먹는데 돈을 쓰고 쓰지 않고의 차이이다. 가계부를 써보면 알 것이다. 우리가 술값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는지, 술값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투자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투자의 관점으로 보기엔 술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비용(cost)이 너무 많다.


말레이시아 사람들은 술값으로 허비할 돈으로 자신의 취미생활을 누리고 있다. 더 구제적으로 말하자면 이곳의 젊은이들은 연말 술값으로 지출 할 돈으로 자신의 매니아적인 욕구를 충족 시킬 모형 자동차를 사모으거나 신주쿠 거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코스프레 숍 같은 곳에서 자기 개성을 표현할 옷을 고르며 연인에게 보다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다. 이것이 한국 보다 낮은 급여 수준으로도 높은 구매력을 가질 수 있는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다양성이 부족한 나라라고들 한다. 서로 만나자는 의미의 말이 '술이나 한 잔 하자'로 통하는 건 그런 다양성의 부족을 나타내는 현상 중에 하나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할 수 있는 일은 술 먹는 것 외에도 많이 있다.



And

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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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2일(날짜와 게시되는 순서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교를 졸업한지가 햇수로 3년이 되어간다 기분나쁜 사실을 떠올리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로운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침대에 누운채로 졸업 후의 연도를 세어봤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 시간들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아니, 사실 상 그것은 큰 시간이라면 상당히 큰 시간이다.
2006년에 졸업을 하긴 했지만 졸업식이 2월이기 때문에 사실 학교를 다닌 건 2005년까지다. 그러니까 공부를 마친 후 보내버린 시간이 이제 3년을 꽉 채워가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다들 알겠지만 한국에서는 졸업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입으로 들어가기가 어려워진다. 내 나름대로는 실패해도 일어날 수 있을 때 하고 싶은 일들을 시도해 본다,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보낸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불현듯 계산을 해보게 되니 너무나 많은 시간을 써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엄습해 오는 것이다. 사실 이런 기분이 나만의 경험을 아닐지 모른다. 예전에, 그러니까 내가 좀 더 어렸을 적에 30대를 넘어선 사람들이 했던 얘기중에 서른이 되었을 때의 공포감과 두려움 같은 것에 대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니까....
엄밀히 따져보면 이것은 서른이 되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라기 보다는 공부를 끝마친 후 관련된 일을 본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나는 아직 서른이 아니라 이제 만 28이며 나이에 대해서는 마인트 컨트롤과 나름의 철학으로 인해 크게 연연해 하지 않게 되었다. 
단지 우려하고 있는 것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좀 더 머리속에서 싱싱할 때 밑바닥에서 고생하며 경력을 쌓아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분야에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내 전공은 디자인 계통으로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자체가 트렌드에 따라 유동적이며(물론 10년전의 내용을 전통적?으로 쭉 이어가는 늙은 교수가 있는 학교들도 있다.) 신입직원을 뽑는 회사들 또한 그런 싱싱한 아이디어를 염두해 두고 큰맘먹고 신입을 뽑는 경우가 많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같은 졸업한지는 오래되고 그렇다고 이렇다할 일관된 경력도 없는 사람은 별로 매력이 없어 보이지 않을까싶다. 그래서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어서어서 이 지긋지긋한 말레이시아를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생각했지만 막상 한국에 가서 그런 편견아닌 편견과 싸우며 구직할 생각을 하니 앞이 조금 더 막막해졌다.


사실 한국 사회 만큼 사람을 뽑을 때 그 사람의 나이를 고려하는 사회는 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몇번 겪어 보았지만 실력보다도 위에 있는 사람의 나이보다 많은 가 많지 않은가가 당락의 중요한 열쇠중의 하나로 작용하는 것이 한국 사회다. 왜냐하면 서로 대화를 하기 전에 누가 존대말을 하고 누가 반말을 해야할지 정해야 그 때 부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사회가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사회이기 때문이다. 사실 소중한 우리의 문화라고 하고 넘어 갈 수도 있겠지만 한국 밖에 나와서 보니 별로 소중해 보이지 않으며 내 개인적인 편견으로는(웃음) 좀 많이 촌시럽기까지 하다. (참고:촌스럽다가 표준어입니다.) 그리고 '상하관계'가 커뮤니케이션의 전제 조건이 되는 문화가 창의성을 많이 저해하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런데다가 Limkokwing 측에서 들어왔다고 하는 환불금의 액수는 당초 내가 생각해두었던 액수에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가 들어왔던 것이다. <등록했다가 취소하고 환불신청을 했던 학원과의 트러블에 대한 내용입니다. 오늘의 줄거리 전개상 안 읽으셔도 무방하나 읽기 원하시면 '더보기'를 클릭하십시오.>
막상 일이 이렇게 또! 꼬이고 보니 말레이시아에 정이 떨어지기 보다 기왕 이렇게 되면 비행기표 살 돈도 모자라게 되고 한국가자마자 또 급전 만든다고 추운 날씨에 알바뛰고 있을 생각하니 따뜻하고 난방비 걱정 안해도 되는 이 나라에서 일자리 잡아서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아무튼 난 최후의 몸부림으로 이곳 랭귀지 스쿨에 같이 다니던 말레이시아인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한 건축 디자인회사에 인터뷰를 하러 갈 생각이다.  그 동안 Contact을 시도했고 드디어 좀 전에 전화통화로 인터뷰 시간을 잡았다.
이 회사에 대해서 자세한 사항은 인터뷰 때 물어봐야 알겠지만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International한 무대를 배경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사라는 정도까지 알고 있다. 내일은 이력서를 다시 정리하고 프린트해서 내 소중한 포트폴리오와 함께 들고 가야한다.  그래도 막상 고군분투하며 살다 보니 나름 어떻게 살면 되겠다는 노하우들도 쌓여가고 한국의 절망적인 취업 상황까지 겹치면서 내 인생을 다시금 이곳 말레이시아에 배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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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Episode 1.(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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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

 

공항 면세점에서 무언가를 사야 하지 않을까?

공항 면세점에서 무언가를 사야 하지 않을까? 비싼 돈 들여서 비행기 타는데 면세점에서 뭐라도 사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20여만원짜리 캐논디카를 샀다. 2~3달 전에 내 생애 첫 디카를 잃어 버렸으니 이것은 내 생애 두 번째 디카인 것이다. 아무튼 내가 생각했던 가격 보다 저렴하게 디카를 산 것에 만족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말레이시아에 도착해서 마음껏 사진을 찍고 다닐 내 모습을 상상하며…. (면세점에서 산 이 디카는 말레이시아에 도착 후에 있을 어떤 사건을 통해 분실하게 된다. ) 

 


케세이 퍼시픽 CX415, AM 8:45분 출발
 

사실, 비행기에 자리를 잡고 앉은 후에도 내가 정말 말레이시아로 가긴 가는 건지 긴가민가했다. 태어나서 두 번째 타는 비행기였다. 지난 번에는 비행기가 작아서인지 비행기가 아닌 통일호 열차를 타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레일상태가 매우 안좋은 구간을 통과하는….

이번에는 좀 비행기답게 날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내 생애 두 번째 비행이자 가장 긴 비행이였다.

이 비행기는 일단 홍콩에서 정차하고 나는 내려서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이었기 때문에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었던 홍콩에 왔지만 공항 대형 유리창 너머로, 그것도 무빙워크를 타고 지나가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고 나니 다른 점은 첫째, 빈자리가 한국에서 홍콩오는 비행기 보다 훨씬 많다는 것. 둘째, 그 몇 안되는 사람들이 다 시커멓다는 것이었다. 내가 한국을 떠나 동남아시아로 왔다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말레이시아 KLIA공항 도착해서 출입국 수속을 하려는데, 내 여권에 찍힌 편도 항공권 구입가능 스탬프를 가지고 걸고 넘어진다. 아니, 그런 것 같다. 사실 뭐라고 말하는지 잘 못 알아 듣겠다. 발음이 이제까지 들어오던 영어발음과 많이 다르다. 이것이 과연 영어가 맞는가? 이 인간 지금 말레이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여행책자에는 말레이 사람들의 발음은 표준에 가깝다고 했는데너무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비자에 문제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방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하는데 어차피 계속 설명해 보아도 저쪽도 이해 못하겠다는 눈치고 일단 작전상 후퇴다.

 난~ 비자에 문제 있는 사람들만 모아 놓은 방에 들어와 있고! 순서표를 뽑는 기계를 찾아 보지만 그런 건 보이지도 않고!  이 많은 사람들은 대체 어떤 순서로 일이 처리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여기서 내 순서가 되길 기다렸다간 필시 밤이 되기 전에 공항을 벗어날 수 없으리라. 나는 말레이시아에서는 비자가 없어도 3개월은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럼, 저 사람한테 관광목적으로 왔다고 얘기하고 일단 들어가자, 그리고 나중에 학원에 가서 이 사실을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되겠지…..;

그렇게 나는 첫 관문을 다행히 통과했다. 그러나, 그것이 내 고행의 시작일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말레이시아는.... 내겐 너무나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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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나 가혹한 말레이시아 Prologue (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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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하의 날씨의 대한민국을 향해, 아무리 추워져도 20도 밑으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날려 보낸다.

이야기는 2008 91일 한국에서부터 시작된다. TV시트콤 보다 더 황당하고, 추리소설 보다 더 긴장감 넘치는 그 이야기의 제목은 이름하야 고군분투 말레이시아 체류기!

 


천신만고
끝에 타고 다니던 차를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 하지만 정말 성공한 것인가?
차를 산지 불과 6개월 만에 파는 거라 차를 사면서 냈던 세금들이랑 그 동안 낸 할부금도 아까운데, 차를 급하게 팔면서 내가 샀던 가격보다 170만원이나 싸게 팔아야 했던 것이다. 그 뿐인가? 할부를 끊으면서 차를 인수하는데 들어가는 모든 세금들까지 모두 한 꺼 번에 합산에서 할부를 끊는 바람에 할부금을 갚아나간지가 5개월이나 되었지만 이제 겨우 세금에 대한 부분만 갚았을 뿐 차 갚은 거의 그대로 있었다. 중고차를 거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차를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오히려 돈을 주고 팔아야 한다. ㅜㅜ 

 


 장장 5년 이상을 숙원해 왔으며 3개월을 준비했다. 대한민국 밖의 세상에서 공부하고 머물며 살아보는 것! 하지만, 단순 명쾌하게 말해서 돈이 너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졸업할 즈음에 있던 돈을 들고 어떻게든 떠났다면 지금보다는 오히려 상황이 나았으리라는 후회가 든다. 하지만 나는 돈을 더 모아서 가려는 꼼수를 부렸고, ‘여차저차해보았는데 오히려 내 재산은 더 줄어있었다. 지금도 떠올리면 마음만 쓰디쓴 여차저차한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든가 안 하도록 하고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겠다.

 


 취업하기도 힘든데 또 이런저런 아르바이트 전전하고 나름 정직원으로 취직도 해보고 해서 딱
3개월 정도 어학연수할 돈은 모았다….. 아니 모았었다. 그런데 그 돈을 조금이라도 더 불려보고자 주식 계좌에 넣어 두었다가 8월 즈음부터 시작된 증시 하락의 여파로 내 계좌에 있던 내 피 같은 돈들은 특별한 노력없이도 야금야금 줄어들어 처음 있던 돈의

거의 2/3까지 줄어들어 있었다. 그런데다가 당시 하고 있던 일의 특성상 새벽 일찍 장거리를 출퇴근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큰 맘 먹고 구입한 중고차가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줄이야.

 


 그렇게 주식으로
2/3까지 줄어든 돈을 중고차를 처분하면서 결국 반토막으로 만들고 말았다.  이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과연 이 돈으로 어학연수를 갈 수 있을 것인가?  이미 비행기표는 결제했고 지금 취소하면 물어야 하는 수수료가 얼마나 될까?

정말 이런 상황을 위해서 진퇴양난이란 말을 만들었을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가도 손해 안가면 더 손해다 그냥 가보는 수밖에 없다. 어학연수를 이런 식으로 가는 건 내 스스로 생각해도 어리석게 느껴지지만 어학연수 가보자고 이미 회사도 그만둔 거,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이 있어도 일단 가보는 거다.

나는 그렇게 출국 하루 전날 밤까지도 이 어학연수를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고민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아마…. 내일 저녁에 내 몸은 한국에 있지 않을 것이다.  -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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