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0.18 인간이 원래 '나'라는 존재를 몰랐다고??

인간이 원래 '나'라는 존재를 몰랐다고??

|


 지난 밤, 꿈을 꾸었는데 나는 테이블에 빙둘러 앉아서 모임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다가 맞은 편에 앉은 한 여자아이의 팔뚝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팔뚝에 666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그 순간 드는 생각이 지금 이 시대는 내가 살고 있는 시대 보다 약간 더 미래의 시대인데, 이 시대는 인간의 사고 방식이 지금보다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이 되어 누구나 상식적으로 인간이 신에 의해 창조된 것이 아닌 동물로부터 진화되어 온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극히 소수의 크리스챤들만이 오로지 믿음으로 신에 의한 창조론을 믿고 있는 그런 시대였다. 그러니까 팔뚝에 666을 새긴 아이는 자기가 동물로부터 진화된 조금 더 나은 동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인류의 존폐가 생태학적인 사고를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는 이 시대에는 이와 같은 생각이 지적이며 윤리적인 생각의 패러다임으로 인정받고 있는 듯 했다. 최근에 내가 이와 같은 문제를 다룬 강의를 듣거나 영화를 본 적도 없는데 이런 꿈을 갑자기 꾼 것이 조금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랜만에 아침운동을 하려고 근처에 공원으로 찾아갔다.

가는 길에 지하철을 타고, 지지난 밤 내린 비에 젖은 낙엽들을 보고, 상쾌한 가을 햇살을 느끼면서 걸어가는데, 어젯 밤 꿈에서 비롯된 생각이 멈추지 않고 머리 속에서 계속 뻗어나갔다.

 


인간들이 라는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 ‘가 사냥을 한다는 사실도 가 어떤 무리의 일부라는 사실도 전혀 인지 하지 못하고 지금의 동물들처럼 그냥 태어나서 평생을 먹이를 사냥하고 잡아먹다가 어느 날 죽어버리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가 없으니 타인을 사랑하는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고 미워한다는 감정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던 인간이 어떤 이유 때문인지 라는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이때가 바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었다는 바로 그 시기가 아니 였을까를 알고부터 벌거벗은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 보이기 시작했고, 수치심이라는 것이 생겼다. 나는 분명 다른 짐승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라는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하니 늘 옆에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타인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그 타인에 대한 사랑하는 감정도,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감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카인은 아벨을 돌로 내리쳤다. 짐승들은 미워하는 감정으로 다른 동물을 죽이지 않지만 인간은 그랬다.  죄의식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죄의식…. 원죄…. 동물들 앞에 거울을 놓아주면 동물들은 자신을 해치는 동물인 줄 알고 경계하거나 아니면 영문을 몰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거나 화장을 한다. 거울에 비친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를 인지 한다는 사실 안에 이미 죄의식이라는 것이 내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자의식이란 것이 있는 한 죄의식또한 계속 따라다닐 것이며 죄를 사해줄 또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



지구상에 수많은 신들이 있는데 나는 그 신들을 다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신은 하나님뿐이다.

다른 신들은 그저 조금씩 알 뿐이다. 따라서 나의 얘기는 크리스트교의 하나님만을 위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신들이라고 해서 그 속성이 크게 다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인간이 를 인지 하면서부터 죄의식을 갇게 되고 또 그러면서 이라는 존재도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 처럼 말한 꼴이 되었지만 반대로 을 인지했기 때문에 죄의식자의식또한 강해진다는 말도 맞다.



크리스트교의 영향을 오랜 시간 받아온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 비해 라는 의식이 더 발달했다.

크리스트교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과 나의 11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 비해 개인의 권리와 이익에 민감하다. 크리스트교는 개인주의, 자본주의와 땔려야 땔 수 없는 관계이다반면에 크리스트교의 영향을 덜 받은 동양인들은 라는 의식이 약하다. 영어에는 ‘My Home(나의 집)’이지만 한국 말로는 우리 집이다. , 여기서 같은 동양인이지만 문화혁명의 영향으로 오랜 기간 유물론의 영향하에 살아온 중국인들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예외로 해두자. 크리스트교를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Mix된 서양문화도 문제가 많지만 정신적인 것의 가치를 지나치게 폄하한 유물론의 휴유증은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

 


!!!

이쯤되면 나는 대충 웃음으로 때우고 글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ㅋㅋ 왜냐하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뭔가 이런 글을 써서 굉장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면 이 글을 빨리 쓰고 교회 갈 준비나 해야지 하고 생각하겠는가? 나는 내가 늘어놓을 수 있는 그 모든 논리나 직감들과는 또 다른, 내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이런저런 것들로 인해 교회를 다니기로 선택했으며 사실 이렇게 이성적인 생각들을 끝까지 추적해 가다 보면 하나님을 왜 믿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지만 나는 아직 아무런 결론도 내릴 수가 없는 무식한 인간이기 때문에 교회에 다니는 이유를 조금 폄하해서 말한다면 마치 보험을 들어놓는 기분으로 계속 교회에 다니고 있다.

 

한편으로 나는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교회에 다닌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싫어한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싶다면 산에 가서 도를 닦거나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럼 정말 마음이 편안해진다. 인간은 왠지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 같은 경우 교회에 나가면 전혀 마음이 편안해 지지 않는다. 내가 사는 것이 과연 제대로 사는 것일까 반성해 보게 되고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의미도 자꾸 묻게 된다. 그리고 교회에서의 연애는 밖에서의 연애처럼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했다간 자아(自我)가 엄청난 지탄을 받게 된다. 그리고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을 비판할 수 있는 기준까지 갖추었다면 교회 다닌다는 것은 더욱더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 된다. 내 몸이 이제 그만 쓰고 눕고 싶다고 내게 말한다.

이만 난 내 무릎 팍에 난 털을 가만히 쓰다듬어 보면서 글을 마친다.  안녕~

 

 

 

And
prev | 1 | next